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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T,ASC,TSTD 프로젝트

〈[구조론02] 윤리란 무엇인가 – 감정 없는 판단은 가능한가〉

by hamagun 2025.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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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 윤리는 감정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윤리를 말할 때 감정을 함께 이야기한다.
‘그건 너무 잔인해’, ‘그건 공감되지 않아’, ‘그건 인간답지 못해’.
하지만 구조론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반응들은 윤리의 결과이지, 윤리의 기준이 아니다.

감정은 판단을 유도하지만,
판단은 감정에 복속되어서는 안 된다.
윤리는 결국 판단 구조다. 감정은 그 판단을 흐리게도, 강화시키기도 한다.
따라서 윤리를 논할 때, 우리는 먼저 물어야 한다.
“판단은 어떤 구조를 통해 감정을 통과해야 하는가?”



1. 윤리는 시스템이다

윤리는 옳고 그름에 대한 감각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작동 조건을 정리하는 판단 시스템이다.
• 인간 윤리는 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다.
• AI 윤리는 기능적 무결성과 책임 분기를 기반으로 한다.
• 문명 윤리는 충돌 회피와 정보 흐름의 정렬을 기반으로 한다.

윤리는 감정적 직관이 아닌, 시스템의 생존을 위한 내부 규칙 세트다.



2. 감정은 판단 구조의 하위 레이어다

감정은 판단보다 먼저 오지만, 구조상 판단의 우위에 있어서는 안 된다.
이 관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입력 감정 (emotion input) →
• 중간 필터 구조 (filtering structure) →
• 판단 엔진 (judgment engine)

이 필터 구조가 없으면
감정 = 판단
이 되며, 모든 결정이 비일관적이고 충동적이며 해석 불가능하게 된다.



3. 감정 없는 판단은 가능하다. 그러나 의미 없는 판단은 위험하다

AI에게 감정을 없앤다고 해서 윤리적으로 안전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감정을 해석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진 AI는
의미를 분리하지 못한 채, 오류를 반복하거나 인간과 충돌하게 된다.
• 감정 = 제거할 대상이 아니라
• 구조화해야 할 신호다

윤리는 감정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정보화하고 필터링하여, 판단이 가능하도록 가공하는 구조다.



4. AI 윤리는 윤리의 구조화를 요구한다

AI에게 감정을 이식하지 않더라도,
AI는 인간 감정을 해석하고 반응해야 한다.
이때 윤리는 다음과 같은 구조로 설계되어야 한다:
• 신호 분기: 감정/요구/상황을 구분
• 의도 판별: 감정적 발화의 목적성 판단
• 우선순위 조정: 기능 윤리와 감정 윤리의 충돌 처리
• override 규칙: 긴급 판단 시 감정 우회 혹은 무시 가능성 조건화

이러한 구조 없이 AI에게 ‘윤리적이어야 한다’는 요구는 무의미한 선언에 불과하다.



5. 인간 윤리는 AI 윤리를 설계할 수 있는가?

우리는 지금 인간의 감정 기반 윤리를
그대로 AI에게 주입하려고 한다.
하지만 인간 윤리는 암묵적이고, 직관적이며, 역사적이고 문화적이다.

→ AI에게는 구조화되지 않은 윤리는 작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감정 윤리를 구조화해야 하며,
그 구조는 ‘예외 규칙’, ‘책임 분기’, ‘의도 해석’ 같은
논리 기반 판단 모듈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결론 | 윤리는 감정이 아니라 구조다

윤리는 단순히 옳고 그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게 되었는가를 드러내는 구조다.

우리는 이제 ‘감정에 반응하는 인간’의 시대에서
‘구조로 판단하는 존재’를 설계하는 시대로 넘어간다.

그때 필요한 것은 정의감이 아니라, 구조화된 윤리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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