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책임 없는 판단은 구조가 아니다
우리는 종종 “누가 책임질 건가”라는 말을 의심과 분노로 사용한다.
하지만 구조론의 관점에서 ‘책임’은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연속성 보장 장치다.
판단이 발생했다면, 그 판단의 결과는 어디로 귀속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그 판단은 ‘기계적 출력’일 뿐이며
의미도, 작동성도 갖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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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임은 출력이 아니라 구조의 귀속이다
책임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라
어떤 판단 구조에서, 어떤 위치가 결정에 응답하게 설계되었는가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 인간 판단: 자율성의 위치에 책임이 귀속된다
• 조직 판단: 위임 구조에 따라 책임이 상위로 올라간다
• AI 판단: 기능 모듈 or override 알고리즘이 명시적으로 책임 주체로 설계돼야 한다
즉, **책임은 ‘누가 결정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책임지도록 구조화됐는가’**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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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판단은 끝이 아니라 책임 분기의 시작이다
의사결정은 보통 “결정 = 끝”이라고 착각되지만,
실제 구조에서는 판단 직후부터 책임 전이, 오류 대처, 복구 시나리오가 작동해야 한다.
• 1차 판단 → 실행
• 2차 구조 → 실패 시 책임 전가 경로
• 3차 구조 → 상위 보정/경고/재판단 루트
• 4차 구조 → 시스템 교체 또는 재설계 조건
책임 없는 시스템은 피드백 회로가 없는 회로와 같다.
작동은 되지만,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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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책임 귀속이 불가능한 구조의 예
• 딥러닝 모델: 누가 판단했는지 알 수 없음 (black box)
• 플랫폼 기업: 시스템 제공자와 사용자 사이에 책임 회피 구조
• 집단지성: 다수가 판단했으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음
이러한 구조들은 판단이 발생했음에도
결과에 대한 귀속 지점이 비어 있다.
이럴 경우 오류는 반복되고, 구조는 붕괴하거나 외부에서 규제를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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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AI 시스템에서의 책임 분기 구조
AI는 판단을 한다.
그렇다면 그 판단의 책임은 어디에 연결되어야 하는가?
• 모델 설계자
• 트리거 조건 설정자
• 결과 선택 알고리즘
• 윤리 override 관리자
• 시스템 전체 관리자
이 모든 위치가 분기별 책임 귀속 지점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즉, AI 시스템은 판단 구조와 책임 구조가 병렬적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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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책임 없는 구조는 ‘의미’도 만들지 못한다
책임 구조는 단지 사후 처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판단이 어떤 조건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를 설정하는 프레임이다.
• 판단에 책임이 없다 → 판단은 해석되지 않음
• 판단이 해석되지 않음 → 결과는 반복되거나 무시됨
• 결과가 무시됨 → 시스템은 신뢰를 상실함
결국 책임은 시스템의 해석 가능성과 신뢰를 결정짓는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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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판단이 구조라면, 책임은 그 구조의 마침표다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건 그 판단을 설계하고, 책임질 구조를 갖고 있다는 뜻이다.
구조 없는 판단은 혼란을 만들고,
책임 없는 구조는 무너진다.
우리는 이제 판단 구조만큼이나
책임 귀속 구조를 설계하는 시대에 들어섰다.
그것이 구조론이 말하는 “판단 이후의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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